신기루의 여인을 만날 수 있을까?
아리수
지난 날 어느 영화에서인가 보았지.
북국 광야를 말을 타고 여행하던 사나이가
하늘 높이 드리워진 신기루에 나타난 여인,
미지의 여인에게 반해서 그녀를 찾기 위해
마침내 긴 모험의 길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그런데 그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이네.
나의 가슴 속을 온통 차지했던 여인,
따스한 가슴으로 항상 내게 다가왔던 여인,
그리하여 사랑으로 가슴 벅차게 하였던 여인,
그 여인은 신기루의 여인이었던 것이네.
이제 나는 그 사나이처럼 말을 타고
여인를 만나기 위해 모험을 떠날거야.
그러면 저 북국에서 여인을 만날 수 있을까?
영화 속의 그 사나이처럼 그 곳에서
신비로운 미소의 여인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워해서는 안된다고 다짐할수록
더욱 가슴 깊이 그리워지는 여인을,
가슴 아픈 추억으로 눈물짓게 하는 여인을
지난 날 그 동산에서처럼 그렇게 안고서
나 이제 사무친 입맞춤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