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를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간다는 것, 참 기이한 일이다.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었기에' 이렇게 또 각별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인연이라는 것, 그 의미가 매우 추상적이지만, 내가 그것을 현실 속에서 파악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다. 내 자신 사람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며, 혹은 부대끼며 살아가다 보면 그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이 지난 날 어느 때인가 분명 일어난 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바로 그런 것이 인연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 지난 날이 어느 때인지는 모른다. 단지 그렇다고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내가 현재 전혀 알 수 없는 어느 시기와 장소에서 일어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하여 단지 과거 속에서 기억되는 일들만으로 그 어떤 사람과의 인연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현실 속에서도 내 자신이 그 어떤 사람과 묘하게 자꾸 여러가지 인연이 겹치는 경우를 본다. 예를 들어 태어난 곳이 서로 같거나, 자라난 곳이 서로 같거나, 과거에 살았던 곳이 서로 같거나, 지금 사는 곳이 서로 같거나, 직업이 서로 같거나, 취미가 서로 같거나, 혈액형이 서로 같거나, 얼굴 생긴 것이 서로 비슷하거나 하는 것 등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만일 그러한 인연들이 그 어떤 여인과 자꾸만 겹친다면 그 여인과 나는 과거에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그 어떤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과거에 있었길래 이렇게 자꾸만 현실 속에서 인연이 겹치는 것일까? 그 여인은 과거에 내가 사랑한 여인이었던 것일까? 그래서 지난 날 못 다 했던 사랑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 그러한 인연을 새롭게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롭다. 그러하기에 그것은 이 세상에서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인 것이다. 그러니 결국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이 사람들의 운명인 것이다.
청춘 시절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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