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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3.15 만물은 저절로 자라고 변화한다
2021. 3. 15. 21:24 첫 느낌

 

 

 

만물은 저절로 자라고 변화한다. 그러한 것은 만물의 속성이다. 그러한 것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만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자라고 변화하는 속성은 생물과 무생물, 광물 등 이 모든 것에 깃들여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작은 싹이던 것이 점차 자라 거대한 나무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속성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점차 자라나 성인이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속성 때문이다.  작은 모래가 모여 큰 바위가 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속성 때문이다.

 

그런데 만물이 끊임없이 자라고 변화하면 마침내 욕심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작은 싹이던 것이 거대한 나무로 자라면 그 가지와 잎사귀로 주위의 나무를 가리고 말라죽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만이 남아 있으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욕심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자라나 성인이 되면 점차 주위에 모든 것을 자신이 소유하고 지배하려 한다.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갖은 수작을 부린다. 작은 모래가 모여 큰 바위가 되면 바위를 넘어서서 거대한 산이 되고자 한다. 거대한 산이 되어 땅위에 있는 모든 것을 짓누르자 한다.

 

그러나 그러한 욕심은 결코 완전히 성취되지를 않는다. 모든 만물에게는 소멸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소멸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은 만물이 가지고 있는 욕심 때문이다. 욕심으로 인해 무리한 짓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물 자체를 소멸하게 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나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침내 병들고 썩어 없어진다. 욕심부리던 사람은 마침내 기력을 잃고 쓰러져 죽고 만다.  산이 된 커다란 바위는 부는 바람과 그 바위 속으로 흘러내리는 물로 인해 균열이 생겨서 쪼개지고 만다. 이렇게 하여 만물이 가지고 있는 속성, 곧 욕심은 남아있지를 않고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모든 이치를 알기에 사람은 살아있을 때 스스로 그 욕심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 욕심이 있으면 마음이 괴롭다. 못된 수작을 부리느라고 하루도 쉴 날이 없다. 그리하여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적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그 욕심을 버리고 소박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 자신이 바르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물처럼 여기고 흘려보내고 나면 텅빈 골짜기가 된다. 이렇게 텅 비어있는 골짜기가 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비어있다는 것은 그것을 채울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그런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우지 않으니 그것은 더욱 좋은 것이다.  채워서 생기는 욕심보다 채우지 않는 소박함이 더욱 좋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물은 저절로 자라고 변화하면 욕심이 일어난다(化而欲作) - 노자의 도덕경

 

 

posted by 아포스